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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로보틱스, 수주잔고 1조 넘어서나··글로벌 빅테크 AI데이터센터 공급망 올라탔다

이경미 기자

입력 2026-09-23 13:33

HT로보틱스(구 세아메카닉스)가 6000억원 이상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부품 수주잔고를 확보한 가운데 수주잔고 1조원 진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팩토리 생태계에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합류하면서 북미 AI 데이터센터향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 확대에 따른 추가 수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T로보틱스는 LG에너지솔루션 북미향 ESS에 적용되는 엔드플레이트(End Plate) 모듈용 정밀 다이캐스팅 부품을 양산하고 있다.

HT로보틱스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북미 ESS 프로젝트에 맞춰 신규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5월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6월 초도 물량을 출하하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당시 회사가 예상한 2025년부터 2028년까지 해당 프로젝트의 누적 매출 규모는 약 1900억원이다.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 역시 지난해 6월 "LG에너지솔루션 북미향 ESS용 엔드플레이트 모듈 초도 물량 출하를 확인했으며, 올해부터 본 물량의 실적 반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드플레이트는 여러 개의 배터리 셀을 적층한 모듈 양 끝단에서 셀을 고정하고 외부 충격과 하중으로부터 보호하는 구조부품이다. 대용량 ESS는 다수의 배터리 셀과 모듈을 장기간 운용하는 만큼 열과 충격, 하중 등에 견딜 수 있는 구조적 안정성이 요구된다.

HT로보틱스가 북미 ESS 프로젝트에 공급하는 제품에는 고강도·고정밀 알루미늄 다이캐스팅과 정밀가공 기술이 적용됐다. 고방열성과 내충격성을 확보하고 고온·고하중 환경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정밀가공과 품질 균일화 공정을 통해 대량생산 과정에서도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는 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구미공장 자동화도 진행해왔다. 설계부터 다이캐스팅, 정밀가공, 후처리 및 품질검사까지 생산공정을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공장 자동화를 통해 품질 안정성과 생산 사이클 단축, 제품 수율 및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ESS 사업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로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2일 엔비디아가 선보인 차세대 AI 팩토리 제품군 'DSX 레디(DSX Ready)'의 BESS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 3개 BESS 업체가 이름을 올렸으며 국내 배터리 기업 가운데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할 제품은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JF2 AC Link'다.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 냉각장치 등을 통합하고 자체 운영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제품으로 AI 서버의 급격한 전력 사용량 변화에 맞춰 충·방전량을 조절하는 'AI 부하 평준화'와 전압 유지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생산도 북미 현지에서 이뤄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5개 ESS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연말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ESS 시스템통합(SI) 법인 버테크를 통해 설치부터 운영, 유지보수까지 제공하는 현지 공급망도 구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GPU가 동시에 가동되면서 짧은 시간에도 전력 사용량이 급격하게 변한다. 이에 따라 전력 부하를 흡수하고 안정적인 전압을 유지할 수 있는 대용량 BESS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의 주요 설비로 자리 잡고 있다.

HT로보틱스 입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LFP ESS 생산 확대가 전방시장 확대와 맞닿아 있다. 이미 북미향 LFP ESS용 엔드플레이트 양산 레퍼런스를 확보한 데다 올해부터 기존 수주 물량의 매출 인식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울러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HT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711억원, 영업이익 37억원, 당기순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배터리 고객사의 유럽공장과 북미 프로젝트향 ESS 부품 공급이 늘어나면서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도 개선됐다.

회사가 최근 밝힌 ESS 부품 수주잔고는 6000억원 이상이다. 엔드플레이트를 넘어 배터리 케이스와 배터리 모듈 부품, 냉각·구조부품, BMS 하우징 등으로 ESS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와 배터리 사업에서 축적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전원계통 부품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HT로보틱스는 2026년 상반기 기준 약 7000억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2030년 수주잔고 목표로 1조원을 제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LFP 생산능력 확대와 AI 데이터센터향 BESS 신규 프로젝트가 추가될 경우 기존 ESS 공급망을 중심으로 추가 수주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T로보틱스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북미 ESS 프로젝트에서 예상한 2025~2028년 누적 매출만 약 1900억원에 달하는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 엔비디아 DSX 레디를 발판으로 북미 AI 데이터센터 고객사를 확대할 경우 기존 북미 ESS 공급망을 중심으로 추가 물량 확보 기회도 커질 전망이다.

이경미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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