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 연방 전산망 PQC 전환 2035→2030년 단축 추진
- 양자암호통신 시장 연평균 38.3% 성장, 통신장비 단가 상승 기대
- ICTK·우리넷·쏠리드 등 유·무선 통신장비 업체 수혜 전망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9월 23일 2027회계연도 5대 중점 R&D 과제를 발표하면서 첫 번째로 AI와 양자를 선정했다. 이와 함께 2023년 만료된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법(NQIA) 재인가를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행정명령에서는 연방 정부 전산망을 현존 공개키 암호 체계(RSA/ECC)에서 PQC(양자내성암호)로 완전 전환하는 시점을 기존 2035년에서 2030년으로 5년 단축하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PQC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해커들의 '수확 후 해독(harvest now, decrypt later)' 전략 때문이다. 이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해독하지 못하더라도 우선 저장해뒀다가,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어 해독 가능해지면 한꺼번에 해독하여 공격하는 방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라지고 있다. 아이온큐 CEO는 2027년까지 엔비디아 GPU를 능가하는 양자칩을 개발하겠다고 공표했으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양자컴퓨터 투자도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의 PQC 전환은 국내 및 미국 친화적 국가들의 PQC 도입을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미국내 안보시스템에 연관되는 모든 공급업체에 2035년까지 양자암호 솔루션을 완비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국 조달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정부 계약에 참여하는 해외 기업들도 새로운 암호 표준에 맞춰야 하고, 특히 금융·통신·국방 등 민간 핵심 산업은 사실상 미국의 로드맵이 글로벌 표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양자암호 시장은 연평균 38.3% 성장하며 2034년까지 약 2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의 연방정부 조달시장 규모는 약 4,000억 달러, 주정부는 약 1조6000억 달러 수준으로, 정부 계약 참여를 위해서는 양자암호 솔루션 탑재가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신장비 업체들에게 제품 단가 상승과 신규 투자 유도라는 두 가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장비 업체들은 2026년 차세대 네트워크 도입 및 신규 할당 주파수 투자를 앞두고 용량 증대 및 AI·보안 솔루션을 무기로 새로운 제품을 공급하려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새로운 PQC 규제는 통신장비 업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AI와 더불어 양자 암호 의무 탑재 움직임은 통신장비 업체들에게 분명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미국의 PQC 의무 탑재 명령이 국내 유선 및 보안 장비 업체는 물론 무선 장비업체들에게도 기회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공공은 물론 민간 기업들도 양자암호통신 채택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신규 주파수 네트워크 투자 시 양자암호통신을 채택한 제품들이 대거 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용량 증대, 속도 향상, 전력 소모 감축, 저지연 장비 도입과 더불어 보안 장비 확충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통신 요금 인상의 명분까지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송망 장비 및 단말 보안 장비는 물론 5G Advanced 통신장비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주지숙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