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익로보틱스는 최근 약 3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정부가 공개한 투자사업 개요에서 원익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증자 전 약 1조3500억원으로 제시됐다. 단순 계산하면 신규 자금 3500억원 유입 이후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유치와는 성격이 다르다. 원익로보틱스는 전환우선주(CPS) 1370만7750주를 주당 2만5533원에 발행해 약 3500억원을 조달한다. 이 가운데 1839억원은 시설투자, 861억원은 운영자금, 800억원은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핵심은 전북 완주에 들어설 로봇핸드 생산공장과 AX센터다. 연구개발 중심이었던 로봇핸드 사업을 본격적인 생산·사업화 단계로 끌어올리는 대규모 투자인 셈이다.
원익로보틱스의 주력 제품은 다섯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다지형 로봇핸드 '알레그로 핸드(Allegro Hand)'다. 회사는 현재 로봇핸드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이동로봇(AMR), 이동형 양팔로봇(AMMR) 등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특히 알레그로 핸드는 사람의 손과 유사한 정밀 조작을 구현하는 플랫폼으로, 휴머노이드와 피지컬AI 시대에 로봇이 실제 사물을 집고 조작하는 핵심 하드웨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투자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가 공개한 사업명 자체가 '로봇핸드 성장기업 육성'이다. 3500억원 가운데 첨단전략산업기금이 1500억원을 투자하고 IMM Credit & Solutions 등 민간투자자가 2000억원을 맡는 구조다. 정부 정책자금과 민간자금이 동시에 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한 셈이다.
특히 원익로보틱스의 기업가치 상승은 직접 모회사인 원익홀딩스를 넘어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원익으로 연결된다.
원익은 원익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원익로보틱스는 원익홀딩스의 종속회사다. 따라서 구조적으로는 '원익→원익홀딩스→원익로보틱스'로 이어지는 간접 지배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번 투자에서 제시된 증자 전 기업가치 1조3500억원에 신규 투자금 3500억원을 더하면 원익로보틱스의 단순 증자 후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이다. 투자 전 원익홀딩스가 보유한 원익로보틱스 지분율이 96%대라는 점을 고려해 신규 CPS 발행에 따른 희석을 단순 적용하면 원익홀딩스의 지분율은 70%대 중후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약 1조7000억원의 증자 후 가치만 적용하더라도 원익에 대응하는 원익로보틱스의 간접 지분가치는 단순 계산으로 약 4000억원에 육박한다. 향후 IPO 과정에서 원익로보틱스가 성장성을 인정받아 기업가치가 3조원으로 올라갈 경우 약 7000억원, 5조원 수준에서는 1조원을 넘어서는 간접 지분가치가 산출될 수 있다.
특히 원익이 원익홀딩스 보유지분을 거쳐 계산한 가치이며, 실제 IPO 과정의 신주 발행 규모와 원익홀딩스의 지분 희석, 지주회사 할인 등을 반영하면 실질적인 NAV 반영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는 완주공장에서 생산할 차세대 로봇핸드의 양산 규모와 실제 고객사 확대다. 원익로보틱스가 3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기반으로 로봇핸드 생산능력 확대와 AX센터 구축, R&D 및 전략적 M&A를 진행하면서 휴머노이드·피지컬AI 시장에서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만들어낼 경우 현재 1조원대인 기업가치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원익로보틱스의 직접 모회사인 원익홀딩스뿐 아니라 원익홀딩스 최대주주인 원익까지 로봇 계열사의 IPO와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지분가치 재평가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하지석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