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2025-06-01 (일)

오픈AI, 65억 달러에 io 전격 인수… 하드웨어로 확장된 생성형 AI 경쟁, 스마트폰 이후 시대의 컴퓨팅 패러다임 전환

  • 입력 2025-05-23 10:00
  • 자본시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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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없는 기기'라는 개념적 전환
생성형 AI 경쟁,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로

Sam & Jony introduce io. 사진=OpenAI

Sam & Jony introduce io. 사진=Ope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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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오픈AI(OpenAI)는 애플의 전설적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설립한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약 65억 달러(한화 약 8조97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AI 산업의 지형을 뒤흔드는 동시에, 인공지능 경쟁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로 본격 확장되고 있다는 징후로 읽힌다.

오픈AI는 그동안 ChatGPT를 중심으로 소프트웨어·API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io 인수를 통해 하드웨어까지 통합하는 구조적 전환에 돌입했다. 조니 아이브와의 협업은 미니멀리즘, 직관적 인터페이스, 사용자 중심 디자인 등 애플 혁신의 핵심 DNA를 오픈AI 하드웨어 전략에 이식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단순한 기기 개발을 넘어, 'AI 퍼스트' 시대의 새로운 생활 표준을 제안하는 기술문화적 선언에 가깝다.

아이브와 함께하는 새로운 AI 기기는 스마트폰의 연장선이 아니라, 다른 존재로 설계된다. 화면 없는(screen-free), 포켓 사이즈의 동반자(companion) 기기라는 콘셉트는 기존 스마트폰·PC가 전제했던 '화면 기반 사용자 경험'을 해체한다. 사용자의 위치, 음성, 맥락을 실시간 인지하는 '앰비언트 컴퓨팅' 방식은 AI와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진화시킨다.

하드웨어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오픈AI는 io 인수로 약 55명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확보하며, 내부에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이러한 조직적 변화는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기술 주도권 확보를 겨냥한 전략이다. 특히 LoveFrom이 디자인 총괄로 참여하면서, 향후 오픈AI의 모든 하드웨어 기기에는 아이브의 디자인 언어가 일관되게 투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 빅테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애플은 아이브를 잃은 뒤에도 독자적 AI 칩 개발과 스마트 안경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지만, 오픈AI의 행보는 자사의 설계 철학을 빌미로 경쟁사가 시장 주도권을 흔드는 현실을 직면하게 했다. 구글과 메타 역시 각자 Gemini AI와 Ray-Ban 협업 디바이스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오픈AI의 시도는 이들과 구분되는 독자적 길을 간다.

오픈AI의 목표는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정의하는 새로운 표준을 구축하고,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에 부합하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선점하는 것이다. 단순 기기 판매를 넘어, AI 기술이 삶의 패턴과 감각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사회 전체를 설계하려는 것이다. 오픈AI는 첫 기기 출시 후 1억 대 출하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초기 테스트 모델은 이미 일부 임직원에게 배포된 상태다. 정식 출시는 2026년 말로 예상된다.

조니 아이브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복잡함을 배제한 미니멀리즘, 직관성과 자연스러움에 기반한 UX, 고급 소재 활용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 협업은 기능 위주의 기술기기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기술 문화로 방향을 선회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인수는 인공지능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중대한 흐름을 보여준다. 생성형 인공지능 경쟁은 이제 알고리즘의 정밀도나 모델 성능을 넘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기기 폼팩터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생태계 싸움으로 확장되고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 기술은 더 이상 소프트웨어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인간의 감각과 행동, 일상적 판단까지 깊숙이 파고드는 ‘디지털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오픈AI와 조니 아이브의 협업은 스마트폰 이후 디지털 문명의 다음 무대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이 기기는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기술과 디자인, 감성, 철학이 결합된 21세기 디지털 문법의 재정의다. 오픈AI는 하드웨어를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이 일상 속 인프라로 작동하는 방식을 새롭게 설계하려 한다. 단순한 기기 개발을 넘어, 인공지능 산업의 구조와 중심축 자체를 재편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자본시장팀 데이터투자 news@data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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