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삼성전자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23조원에 육박하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따냈다. 지난해에만 4조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산되는 파운드리 사업이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165억4416만 달러(약 22조7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삼성전자 총 매출액 300조8709억원의 7.6%에 해당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단일 고객 기준 최대 규모다. 계약 기간은 이달부터 2033년 12월까지다.
머스크 CEO는 “삼성의 미국 텍사스 대형 신공장은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삼성은 AI4 칩을 생산 중이며 (대만의) TSMC는 AI5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165억 달러라는 수치는 최소 금액”이라며 “실제 생산량은 그보다 몇 배 더 많을 것 같다”는 언급도 했다.
AI4·AI5·AI6는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AI 칩으로 주로 차량에 탑재돼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수행하는 데 사용된다. 현재 삼성은 평택공장에서 AI4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에 가동될 예정인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첨단 공정을 활용해 AI6를 제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2나노급 최첨단 공정으로 빅테크 물량을 수주한 건 처음이다.
한편,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DSP파트너로 삼성 파운드리 공정 최적화를 위한 차세대 '카펠라' 플랫폼을 상용화하고 실제 공정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카펠라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기술들이 합쳐진 형태로 PPA(Power Performance Area, 반도체 성능 3가지 지표)를 모두 향상시킬 수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카펠라 플랫폼은 삼성전자 2나노(2nm) 초미세 공정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수년간 투자를 이어온 결과물로 이 기술로 삼성 파운드리의 초미세 공정 과제도 가장 먼저 수주하는 등 핵심적인 파트너사로 낙점되었다.
특히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수익구조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를 의뢰받아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일회성 개발·용역비 외에 플랫폼이 적용된 반도체칩 양산에 따라 로열티를 받는다.
로열티 수익은 주로 플랫폼이 적용된 설계가 삼성파운드리에서 실제 양산될 때 발생하며, 생산 수량이나 매출 규모에 따라 일정 비율로 산정되는 형태인 것이다. 즉, 설계가 채택되어 양산이 진행될수록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일정 비율의 로열티(사용료)를 받는다.
현재 에이디테크놀로지의 로열티는 개발·용역 매출(약 60%)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나, 앞으로 양산 확대로 인해 로열티 기반 매출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지숙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