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은 2025년 5월 발표한 산업 분석 리포트에서 현재의 국면을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구조적 회복 흐름”으로 진단했다. 유안타증권은 원가율 개선, 수도권 주택시장 중심 수요 회복,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중심으로 건설업종에 대한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했다.
2022년부터 지속된 주택 인허가 및 착공 부진은 공급 체계에 구조적 긴장을 유발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023년 24만 세대로, 과거 5년 평균치를 크게 하회했다. 착공 이후 준공까지 평균 2~3년의 시차를 고려할 때, 입주 물량의 감소는 2025년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주택 공급의 감소는 전세시장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2025년 4월 기준 수도권 전세가율은 62.7%로 장기 평균을 넘어섰으며, 서울 전세가율은 53.5%로 과거 평균에 근접한 수준이다. 실수요층은 전세가격 상승에 직면하면서 매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은 민간 시행사와 시공사의 신규 사업 착수 유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수급 압력과 가격 반등이 결합되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초과공급 상태와 미분양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2025년 3월 기준 16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지방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28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러한 지역 간 수급 격차는 대형 건설사 중심의 실적 회복과 비수도권 기업들의 시장 소외라는 양극적 구조를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주요 건설사는 공급 부족의 반사효과를 실적에 반영하고 있으나, 지방 중심 중견 건설사는 여전히 사업 환경 회복의 실질적 변곡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건설업종은 증시 수익률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KOSPI200 건설업종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36.7%에 달했으며, 이는 KOSPI 전체 수익률(9.4%)을 크게 상회한다고 분석했다. 수익률 상승은 원가 구조 정상화와 주택시장 반등 기대가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다.
그러나 수익률 반등은 업종 전체의 평균이 아닌, 대형사의 실적 회복에 의해 주도된 흐름이다. GS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 등 수도권 분양 비중이 높은 건설사는 분양 회복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반면, 지방 비중이 높거나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밸류에이션 정상화도 지연되고 있다.
2025년 제21대 대통령선거는 부동산 정책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공급 수치보다는 규제 완화와 공공임대 확대 같은 사업성 회복 방안에 집중되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개혁신당 후보 모두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청년주택 강화, 공공지원 확대 등 방향성 측면에서는 유사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분석을 통해 “2020년대 공급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효과는 수요 구조와 시장 반응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급을 결정짓는 핵심은 제도적 선언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제 사업 유인을 형성하는 가격 신호와 수익성 구조다.
2025년 하반기 건설업은 분명 회복 흐름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 전반이 동일한 속도로 회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도권 중심의 수요 재편, 대형 건설사 중심의 투자 집중, 지방 시장의 정체가 맞물리며 산업 내 구조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건설업의 반등은 공급 긴축에 따른 수급 반작용으로 형성된 흐름이다. 반등의 지속 여부는 가격 상승이 구조적 수익성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 비수도권 시장 회복이 가능하느냐, 정책이 실제 사업 환경을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회복은 이미 시작되었으나, 산업의 질적 전환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건설산업은 지금, 과거와 전혀 다른 회복 조건 속에서 다시 구조를 점검받고 있다. 유안타증권의 분석처럼, 지금의 회복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위한 전략적 재편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2025년의 반등은 또 다른 사이클의 일시적 고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팀 데이터투자 news@datatooz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