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인프라 전력 병목, 현장발전이 답이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는 이미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보고서는 오라클의 RPO(잔여이행의무)가 전년 대비 359% 증가한 4,550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는 OpenAI·Microsoft·NVIDIA 등 AI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발주가 반영된 결과로, “AI 인프라 투자가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 사이클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전력 공급망이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예정 용량은 147GW(2030년 기준)으로, 이는 미국 전체 피크 수요의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신규 전원의 전력망 연결 대기 기간이 평균 3~5년에 달해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고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망을 거치지 않고 부지 내에서 직접 전력을 생산·소비할 수 있는 연료전지·가스터빈 기반 현장발전 기술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군산공장에서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 양산을 시작하며 국내 연료전지 산업의 상용화를 본격화했다. 특히 중·저온 운전 기술로 효율과 내구성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했고, 2026년에는 미국 데이터센터향 수출 확대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전망이다.
한편, 가스터빈과 HRSG(배열회수보일러) 중심의 발전기자재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비에이치아이는 복합화력 HRSG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빅테크향 프로젝트에서 두산에너빌리티와 협력 가능성이 높다. 중동향 고마진 수주 확대에 따라 수익성 개선도 전망된다.
SNT에너지는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 인수를 통해 LNG·HRSG 기자재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특히 중동 아람코 및 사우디 플랜트용 기자재 납품 확대가 기대된다.
또 다른 주목 기업은 슈퍼커패시터 전문 비나텍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품질을 유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슈퍼커패시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비나텍은 Bloom Energy와의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AI 전력 인프라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결국, 2026년의 산업 키워드는 ‘속도’와 ‘전력 안정성’이다. SK증권은 “현장발전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의 직접 수혜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AI가 몰고 온 데이터센터 시대, 빠른 전력 연결이 새로운 성장의 문을 열고 있다.
주지숙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