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VAC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육성하며 관련 기술과 글로벌 공급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VAC 사업에서는 지난해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FläktGroup) 인수를 완료하며 기존 가정용·상업용 에어컨에서 중앙공조와 데이터센터 냉각시장까지 사업영역을 넓혔다.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의 글로벌 생산·판매 거점을 활용하는 한편 연구개발(R&D) 확대와 공급망 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이 글로벌 HVAC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Applied HVAC 시장은 2024년 610억달러에서 2030년 99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데이터센터용 HVAC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기존 생활·청정가전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는 이랜시스의 모터·구동부품 기술이 부각된다.
이랜시스의 올해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생활·청정가전 사업에서 삼성전자를 주요 매출처로 두고 있다. 관련 제품군은 스테핑모터를 비롯해 댐퍼, 펌프, 노즐, 청소기 및 정수기 부품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이랜시스는 스테핑모터에 대해 보일러 밸브는 물론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전자제품에 적용 가능한 제품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스테핑모터는 입력 신호에 따라 회전각과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구동부품으로 공조기기의 풍향 및 공기 흐름 등을 제어하는 구동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랜시스는 최근 단순 모터를 넘어 유체·열관리 관련 부품으로도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BLDC 모터를 적용한 워터펌프와 임펠러 펌프를 개발한 데 이어 정수기용 순간가열 히터도 상용화했다. 기존 모터·구동 기술을 기반으로 펌프와 유체제어, 열관리 영역까지 기술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공시에서는 삼성전자에 공급되는 스테핑모터와 펌프 등의 적용 완제품을 개별적으로 공개하고 있지 않아 삼성전자 HVAC 제품에 대한 직접 공급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향후 삼성전자의 HVAC 공급망 확대 과정에서 이랜시스가 보유한 공조 관련 구동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또 다른 성장축은 로봇용 정밀감속기다.
삼성전자는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로봇 핵심부품과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도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전략과 관련해 로봇 주요 부품 내재화와 로봇에 최적화된 맞춤형 부품 개발 역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양산이 본격화될 경우 핵심 구동부품인 정밀감속기 수요 역시 동반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속기는 모터의 높은 회전속도를 낮추면서 토크를 높여 로봇 관절을 정밀하게 움직이게 하는 핵심 부품이다. 사람처럼 다수의 관절을 사용하는 휴머노이드에서는 관절별 구동계가 필요해 로봇 양산 확대가 감속기 시장 성장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랜시스는 이미 삼성전자 로봇 공급망에서 감속기 양산 레퍼런스를 확보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랜시스를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봇핏(Bot Fit)'에 적용되는 감속기 공급업체로 분류하고 있다. 삼성전자라는 캡티브 고객을 대상으로 로봇용 감속기 공급 경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의 로봇 사업 확대 과정에서 적용처 확장 여부가 주목된다.
결국 이랜시스는 삼성전자가 확대하고 있는 두 성장사업과 각각 맞닿을 수 있는 핵심 구동기술을 동시에 확보한 셈이다. HVAC에서는 에어컨 등에 적용 가능한 스테핑모터를 비롯해 댐퍼·펌프 등 공조 인접 구동부품 기술을, 로봇에서는 삼성전자 공급 레퍼런스를 갖춘 정밀감속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플랙트그룹을 기반으로 글로벌 HVAC와 데이터센터 냉각시장 공략을 확대하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중심의 피지컬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기존 삼성전자 공급망을 확보한 이랜시스의 공조모터와 로봇감속기 사업이 향후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석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