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케이켐은 반도체 전공정에 투입되는 고순도 특수 화학소재를 공급하는 업체로, 고객사 공정 조건에 맞춘 맞춤형 레시피 설계 역량을 강점으로 한다. 해당 소재는 미세공정 수율과 직결되는 핵심 자재로, 일단 양산 라인에 채택되면 공정 재검증 부담과 생산 차질 위험 때문에 다른 공급사로의 전환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반도체 소재는 불량 발생 시 손실 규모가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어, 고객사들은 신규 소재 도입에 극도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에 따라 신규 업체가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년간의 테스트와 신뢰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며, 한 번 양산에 들어간 공급사는 장기간 거래를 유지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엘케이켐이 ‘대체불가’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특히 엘케이켐은 대형 반도체 고객사의 장기 양산 라인에 소재를 공급하며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웨이퍼 투입량이 늘어날수록 소재 사용량도 함께 증가하는 만큼, 고객사의 라인 가동률과 증설 계획은 엘케이켐의 실적과 직결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칩의 효율성이 대두되면서 2나노미터(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위한 초고순도 정밀 증착 소재 수요가 증가 중이며, 특히 엘케이켐의 국내 점유율은 CP 리간드가 약 21.9%에 달하고 PCP 리간드와 DIS 프리커서는 국내 독점 공급 중에 있다.
특히 강경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IS 프리커서 생산 설비를 확충하며 6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CAPA)을 확보했다"며 "U사를 통해 T사 5나노 공정에 적용 중에 있으며, 현재 I사와 M사 대상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이에 내년 상반기 납품이 기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일본·미국 기업 의존도가 높았던 일부 반도체 핵심 소재 영역에서 국산화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엘케이켐의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반복되면서 반도체 고객사들은 전략 소재에 대해 안정적인 국내 공급 파트너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엘케이켐은 이 과정에서 대체 가능한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는 성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미 검증된 소재를 계속 쓰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며 “엘케이켐처럼 공정 깊숙이 들어간 업체는 외형 성장 속도와 별개로 거래 안정성과 가격 협상력을 동시에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엘케이켐이 단기간에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루기보다는, 장기 양산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실적 축적형 기업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공정 고도화와 미세화가 이어질수록 소재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엘케이켐의 ‘대체불가’ 기술력은 중장기적으로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김규환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