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도권 양극화 심화 vs 건설업 주가 부진
하나증권 김승준·하민호 애널리스트가 14일 발간한 주간 건설 리포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7주 연속 상승했으나 건설업 전체 수익률은 코스피 대비 3.8%포인트 하회했다. 코스피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상승한 가운데 건설업은 상대적으로 크게 소외된 상황이다.
지난 2주간 기관과 연기금, 외국인 투자자들이 모두 건설주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삼성E&A(-19,123백만원), HDC현대산업개발(-4,787백만원), DL이앤씨(-5,094백만원) 등 주요 건설사들이 기관 매도의 대상이 됐다.
서울·수도권 가격 급등, 지역 양극화 심화
서울 전세가격도 34주 연속 상승(+0.12%)했으며, 수도권 매매가는 32주 연속 상승(+0.12%)했다. 특히 성남분당구(+0.98%), 성동구(+0.79%), 마포구(+0.68%), 강동구(+0.48%), 용산구(+0.47%), 송파구(+0.49%) 등 서울 주요 지역의 상승폭이 매우 가파른 상황이다. 반면 지방광역시와 기타지방의 매매가는 70주 연속 하락(-0.01%)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지수를 보면, 8~9월 두 달간 전국 매매가가 0.15% 상승한 가운데 서울은 1.18% 상승한 현상으로 드러난다. 같은 기간 성남분당(3.47%), 서울성동(3.21%), 서울송파(2.56%), 서울광진(2.26%), 과천(2.23%), 서울마포(2.09%) 등이 각각 2% 이상 급등했다.
당정, 추가 부동산 대책 예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매매가격 상승이 두드러지자, 정부와 여당이 이번 주 내로 추가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매매가 상승 둔화를 위해 수요 관련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발표 예상 정책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재 수준에서 80% 수준으로 복원하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다. 이는 사실상 부동산 보유자의 세 부담을 높이는 방식의 규제로, 건설업계와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청약 부진, 경기외곽·지방 미달 발생
지난 2주간 청약홈에서의 청약은 18건이 진행되었으나,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분양을 대거 쏟아낸 결과 경기외곽지역, 인천, 부산일부, 충남 아산 등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이번 주 1순위 청약은 서울동작, 경기고양, 충남천안 등 5건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미달 현상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 실거래 가격지수는 152.0인 반면 지방은 105.2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지방 간 가격 차이가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것이다.
건설사별 주가 부진 심화
주간 건설업 주가 수익률을 보면, 삼성E&A(+2.0%), 현대건설(+1.3%), GS건설(+2.0%), 대우건설(+1.9%), DL이앤씨(+1.2%) 등 주요 건설사들이 소폭 상승했으나, 건설 전체 지수 대비 개별 종목의 하락률이 여전히 크다. 특히 LX하우시스(-0.9%), HDC현대산업개발(+1.0%) 등은 주간 수익률이 미미한 수준이다.
1년 기준 누적 수익률을 보면 현대건설(+121.3%), 삼성E&A(+67.4%)는 선전했으나, GS건설(+8.4%), 대우건설(+19.2%), DL이앤씨(+29.7%) 등은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있다.
주택주 매수 시점은 서울값이 아닌 경기도·광역시
하나증권 분석팀은 "주택주의 매수 시점은 서울 부동산 가격 상승이 아니다"며 "서울은 매매가가 상승한다고 착공이 즉각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대신 "경기도 및 광역시의 매매가 추세적 상승이 주택주의 매수 시점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이는 건설업 성장의 실질적인 동력이 서울 중심의 가격 상승보다는 지역 거점 도시의 균형잡힌 수요 회복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서울의 강세는 투기적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건설사들의 수익성 개선에는 지방과 경기지역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주지숙 데이터투자 기자 pr@datatooza.com